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시장 전면개방으로 촉발된 촛불시위는 전면 재협상 요구와 함께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와 정책의 대전환을 요구하는, 직접민주주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은 매일 촛불이 밝혀지는
서울 시청 앞 광장에 천막을 치고 비상시국미사(6.29-7.6)를 올렸고 불교, 개신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이 촛불을 들었다. 7월 5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민승리 선언을 위한 촛불문화제'에는 50여만 명이 촛불을 밝혀 6.10항쟁을 방불케 했으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범국민적 비판과 저항의 목소리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보여주었다. '국민에게 항복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구호는 이미 생소한 것이
아니었다. 시민들의 자율적 참여방식 형태로 다양한 문화 공간에서 비폭력 저항·평화적 투쟁으로 진행된 역사상 초유의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촛불 문화제는 7월 8일, 62회를 맞이했다. 국제 엠네스티 조사관이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한국에 긴급 파견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국회는 10일 개원했으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방법 등을 둘러싸고 여야의 충돌이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의 대응과 현 정국에 대해 살펴본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국민승리 선언을 위한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이명박 정부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과
유통 중단 △촛불시위 관련 구속 수배조치 해제 △이 대통령 면담 및 공개토론 등 5대 국민요구사항을 결의하고 청와대에 전달하려
했으나 촛불집회 중단 조건이 아니면 책임 있는 인사가 받을 수 없다는 자세로 일관해 전달되지 못했다. 국민과 대화하지 않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자세를 반영한 셈이다.
두달동안 촛불문화제를 이끌어온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앞으로 7.12,
17일 대규모 촛불문화제를 주최하고 그외 평일의 촛불집회는 각부문, 사회단체의 주관으로 진행하기로 해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각 단체들은
쇠고기 재협상과 함께 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반대투쟁을 전개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61차 촛불문화제는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 소속 목회자들이
진행했고 8일은 전국언론노조 주최로 여의도 MBC앞에서 '촛불아 모여라, PD수첩 지키자'를 주제로 진행되었다. 광우병 위험을
경고, 촛불시위를 촉발한 MBC방송 PD수첩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정부의 권력 남용, 언론탄압인 만큼 국민들이 언론을 지킬 것을 확인했다.
또 사장교체로 한국방송과 YTN을 장악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민영화, 언론 정책에도 맞서 공영방송 사수를 다짐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앞으로
'총파업 고소 고발 및 공안탄압 규탄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전국 시군별로 쇠고기
협상 무효와 농민 생존권 주장 전국농민대회를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이명박 대통령 불신임 방안을 추진중이다.
여성민우회는 불매운동, 유통저지 등 '광우병 쇠고기 제로운동'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실로 다양한 형태의 반대운동이 전개될 양상이다.
그런데 정부와 한나라당은 촛불집회를 좌파세력의 정권퇴진 음모 등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대국민사과를 하고 "반대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6.19 특별기자회견)고 약속한 이 대통령이었지만 오히려 공안탄압으로 대결자세를 보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머지않아
촛불이 지쳐서 사그러질 것이라는 계산에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당국은 대책회의 관계자 6명을 수배중이며 '불법 폭력적 양상의 촛불시위
주도 혐의' 확인 명분으로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을 압수 수색하는 한편, 황순원 민주인권국장을 구속하는 폭거에 나섰다. 또 민주노총
총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지도부 등 34명을 소환했다. "총파업은 쇠고기 재협상 요구가 목적이므로 불법"(노동부)이라는
것이다.
국민들의 재협상 요구에 대해서는 추가협상으로 이 문제는 끝났으며 국내 유통과정에서 원산지 표시를
철저하게 한다고 하지만 그런 수법으로 광우병 위험에 노출된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없다. 73.9%의 국민(한겨레여론조사)이 이에 불신감을
가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포기 가능성을 밝힌 한반도 대운하문제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재검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교육 자율화
정책도 기존 방향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기, 가스, 수도, 건강보험 등 공기업 민영화도 추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꼭해야 할 일'이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
고소영, 강부자 비판을 받고 있는 각료 인적쇄신도
7.7 개각에서 3명을 교체, 소폭으로 끝났다. 고환율정책으로 물가폭등을 증폭시킨 강만수 장관은 유임, 한나라당내에서조차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소망교회'인사이며 이 대통령의 심복이다.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촛불집회 주최측에 대해 사법 처리할
방침이며 종교행사 명목으로 열린 촛불집회도 원칙적으로 같은 잣대로 판단할 것이라고 밝혀 국민과 정면 대결할 자세다.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추가협상후 실시한 한겨레신문 여론조사(7.5)에서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20.9%이며 촛불집회 공감은 70%를
넘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본분을 지켜야
할 것이다.
(김명희 기자)